진부령미술관 초대전, 이태길 '祝祭-相生圖' 개최!
이태길 작가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진부령로 663에 있는 진부령미술관에서 오는 7월 4일부터 8월 14일까지 진부령미술관 초대전 이태길 '祝祭-相生圖'가 열린다고 밝혔다.
仁松 이태길 작가노트
상생도(相生圖): '상생(相生圖)'과 '화합'을 기원하는 해원(解寃)의 이미지
나의 작업은 축제에서 비롯되었다.
옛 조상들이 이 땅에 농사를 지으면서 하늘을 경외시했고, 그로 인한 축원과 함께 서로 얽히고 섞여가며 협력과 화합을 이루면서 살아왔다. 따라서 나는 이러한 것들을 그림 속에 담고자 하는 것이며, 고조선(古朝鮮) 건국신화에 나오는 홍익 인간(弘益人間)과 세상으로 나아가 도리로 교화한다는 재세이화(在世理化)의 본질로 삼아 상생과 화합이 기원되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고 평화다.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어울리며 모두가 하나가 되어 손과 발을 맞잡고 군무를 펼치는 화면을 통하여 군상의 장관 Spectacle을 보여주게 된다. 화면의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천지사방으로 이어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은 그야말로 시야이 한계를 넘어서 무한대로 펼쳐지게 한다.
이러한 군상의 장관은 우주적 상생의 기운으로 진통케 한다. 생명의 기운을 교환하며, 화합하고 반목과 불평등, 차별, 원망과 원한을 해원하는 장을 펼쳐 보인다. 묵은 원망을 푸는 해원의 소망을 담은 그래서 더불어 순연하게 살아가는 한 민족 군중의 이미지 비단 우리 민족을 넘어 인류가 이 상생의 공간 안에서 사람과 만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화합 의 축제를 상생도(相生圖)로 표현하고 함이다.
仁松이태길의 최근작
'상생'과 '화합'을 기원하는 해원(解寃)의 이미지
이태길 화백은 지난 2000년대부터 '축제'라는 화합의 주제로, 한민족의 통합을 염원하는 회화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 '축제'의 주제는 그의 최근작들에까지 연이어지고 있다. 다만 작품의 중심에 있던 구체적 인간 형상들 혹은 민족성을 상징하는 십장생, 달항아리, 백두산 천지, 같은 형상들이 이제는 추상적 기호로 바뀌어 있다. 그런데 그림 앞으로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화면에 등장한 추상적 기호 하나하나가 모두 서로 손과 발을 맞잡고 있는 인간들임을 알게 된다.
잭슨 폴록의 전면균질의 회화(all over painting)에서처럼,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천지사방으로 이어지는 인간 모습의 군상은 그야말로 시야의 한계를 넘어서 유기체적 기호들의 집합체로 다가온다. 이들의 무수한 반복 덕분에, 전체 화면이 프레임 바깥으로 확장되는 듯하고, 심지어 무한대로 펼쳐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과거의 《축제》 연작에서 등장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많아봤자 20여명 정도였다. 최근작에서는 한 화면 안에 수백 명의 군중의 움직임이 등장하여, 관객의 시선을 한껏 포화시킨다.
필자는 인송 화백의 최근작에서 관객의 시선을 화면 중심으로 집중시키기보다, 인물상들의 끝없는 반복과 연결을 통해, 시선을 확산시키는 표현법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로서 작가는 그간의 안으로 접힘의 미학에서 마침내 펼침의 미학에로 전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메시지의 접힘에는 분석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방법이 따르겠지만, 펼침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서로에 대한 융통성 있는 이해와 소통의 해석이 필요하다. 필자의 이런 생각을 떠받쳐주듯, 화면 위에 펼쳐진 군상의 장관spectacle은 그야말로 우주적 상생의 기운으로 진동한다. 비단 우리 한민족에로 국한되어야 할까? 단언하건대 전 세계의 인류가 이 상생의 장엄한 공간 안에서 서로 연결된 채 위, 아래 없는 관계의 네트웍을 보여준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서로 통합된 장field 안에서 생명의 기운을 교환하며, 서로 화합하는 마음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전개해나간 작가의 막힘없는 실험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그런데 인송 화백의 그간의 작업 여정을 살펴보면, 사람과 만물이 모두 함께 어우려져 살아가는 화합의 축제를 일관되게 표현해왔다. 그런 사실에 비추어 필자는 우리 전통 문화의식의 근원인 『주역』의 상생 사상을 더 천착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같이 살아간다'는 뜻은 윤리적 차원에서도 당위성이 있으나, 한민족의 근대사와 분단의 역사적 사실에서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개념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주역』의 음양오행설을 통해 우주 순환에서 대립적 상극이 아닌 상생을 더 강조했던 내용을 참조하면서, 반목과 불평등, 차별, 원망과 원한을 해소하는 상생의 '해원'적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해석하는 편이 효율적이리라고 본다. 사실 인송 화백의 최근작은 일체 현상의 대립과 반목을 완전히 해소하는 보편적 추상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민족의 내외적 모순과 갈등에서 벗어나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상생의 모습은 필연적으로 '해원'의 단계를 先-실천하도록 요청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의 실천이야말로 새로운 세계를 펼치게 하는 원리가 된다.
따라서 인송 화백의 최근작은 진정한 평화가 이룩되길 기원하는 상생과 화합의 이미지들이며, 묵은 원망을 푸는 해원의 소망을 담은 그래서 더불어 순연하게 살아가는 한민족 군중의 이미지들로 해석이 된다. 각각의 개별자가 주체이면서, 개별자들이 한 덩어리로 모인 집단에서는 내가 아닌 상대방 타자를 위하는, 그리고 내가 존재하기 위해 타자가 반드시 존재해야만 하는 공동체,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화백이 묘사한 최근의 《축제》 연작은 이런 점에서 해원상생(解寃相生)을 표상하는 연작으로서 논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믿어진다.
-서영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이태길 작가 소개
진부령미술관 소개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 정상(해발 약 526m)에 위치한 진부령미술관이 예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미술관은 관람객들에게 아름다운 풍경과 수준 높은 전시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진부령미술관은 2000년, 고성읍 출장소 건물을 개조해 '진부령문화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첫 문을 열었다. 이후 2005년 본격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4개의 전시 공간을 갖춘 전문 미술관으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이중섭 상설전, 대형 황소 작품 '눈길'
상설전시실에서는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이중섭의 작품과 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약 2.7m × 4m 크기의 대형 황소 그림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그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지역 작가와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기획전도 정기 개최
진부령미술관은 상설 전시 외에도 지역 작가를 포함한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기획전시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회화, 조각, 도자, 섬유 등 장르를 넘나드는 전시 프로그램은 예술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미술관이 위치한 진부령 정상은 ‘소똥령 숲길’과 DMZ 평화의 길, 하늘다리 등과도 인접해, 관람 후 가벼운 산책이나 트레킹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자연 속 예술 감상이라는 진부령미술관의 정체성이 더욱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무료 관람 가능
주소: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로 663
관람시간: 하절기 09:0018:00 / 동절기 09:00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관람료: 무료
진부령미술관은 전시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무장애 진입로, 휠체어 이용 가능 공간, 점자 블록 등 배리어 프리 시설도 갖추고 있어, 모든 연령과 계층이 불편 없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다.
“예술로 평화와 치유의 공간이 되기를”
전석진 관장은 “진부령미술관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휴식과 치유의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하고, 보다 많은 작가들에게 창작과 발표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고성의 대표 예술 명소, 진부령미술관은 오늘도 예술의 힘으로 평화와 감동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