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제 573돌 한글날을 맞아
상태바
사설 : 제 573돌 한글날을 맞아
  • 박창수
  • 승인 2019.10.09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은 제 573돌 한글날입니다. 서울에서는 광화문에서 '한글, 세상을 열다'라는 주제로 경축식이 열릴 예정이고 전국 각지에서도 한글 및 세종대왕 관련 단체와 시민, 학생 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날 기념식과 각종 행사들이 열릴 예정입니다. "나랏말쌈이 중국에 달라..."로 시작되는 훈민정음에서 보여지는 세종대왕의 애민사상과 태평성대를 향한 치적들은 오늘의 우리 정치인들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고,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의 얼인 한글사용을 금지하고 창씨개명을 강요한 일제에 대항하여 우리 얼과 한글을 지키려고 노력한 선열들의 노력을 기리면서, 세계화, 다문화, 정보화되고 있는 속에서 우리 한글과 우리의 얼을 잘 보존하고 세계에  널리 전파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지난 1999년 유네스코는 ‘국제모국어의 날’을 지정하고 이를 2008년 유엔총회에서 공식기념일로 인정하였는데, 이는 모국어 보존과 발전을 통해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함으로, 현재 세계에는 약 7000개의 언어가 존재하며 그 중 중국어는 약 13억명이 사용하고 스페인어는 약 4억 1,400만명이, 영어는 약 3억 3,500만명이 사용하고 한국어는 13위로 약 80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2014년 기준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은 약 4000개이고 한국어 교육 수강생은 약 3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어 교원자격 취득자 수도 약 1만 7000여명에 이르는 등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학입학 자격시험SATII에도 한국어 과목이 개설되어 있으며 2016년에는 1891명이 한국어 과목에 응시하였고,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은 2013년 기준 세계 61개국 194개 지역에서 시행되었으며 응시자 수는 1997년 2692명에서 2013년 16만 7853명으로 60배나 증가하였고. 인터넷에서도 전 세계에서 약 4000만명이 한글로 정보를 나누고 있으며 언어별 인터넷 사용자 수는 세계 10위에 해당됩니다.

앞으로 영어와 중국어 등 세계질서와 문화를 주도하는 언어들이 공용어라는 이름으로 지금보다 더 거세게 세를 넓혀갈 것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나라 고유의 말과 글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바, 이는 한 나라의 언어가 그 국가와 국민들의 정신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주요한 기제이기 때문에 언어를 잃으면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잃게 되며, 일제시대 때 우리 글을 말살시키려고 했던 일제의 의도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우리의 얼이 담겨져 있는 한국어와 한글의 보존 및 발전을 위하여 해야 할 일이 맣습니다. 첫째, 다문화시대의 한국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인노동자와 국제결혼이주여성의 급증으로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는바, 1990년 4만여명에 불과하던 국내 외국인 수가 2007년에 100만명을 돌파하였고 2016년에는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이에 따라 다문화 학생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데, 2016년 초중고 다문화가정 학생은 약 9만 9000명이고,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국어 교과를 가장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바, 이들의 언어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한 다문화시대 언어의 다양성과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문화계층을 위한 언어복지 정책을 수립하고 적극 추진하는 것도 필요한데, 선진국의 다문화 언어교육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핀란드의 경우 이주민 교육의 중점은 모국어 교육에 있고, 이주민에게 자신의 모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모국어도 지켜주려는 정책을 취하고 있고 이는 헌법에까지 명시되어 있습니다.

둘째, 남북간에 언어의 동질성 확보가 필요합니다. 언어는 남북의 교류와 통일과정에서 서로를 묶어주는 가장 큰 민족적 동질성의 영역으로. 언어규범, 언어생활, 국어사전, 전문용어 등 언어 관련 제반 문제에 대해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셋째, 한국어의 세계화와 함께  글로벌 시대의 한국어 보존 전략이 필요합니다. 한류 전파와 더불어 한국문화의 대외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어교육에 대한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한류 콘텐츠 개발과 함께 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보급하고 우리의 언어문화를 폭넓게 알리는 일들을 체계적으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현재 해외에서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전파 기관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세종학당은 2007년에 문을 연 이후 2017년 기준 세계 54개국 171곳에서 운영하고 있고 수강생 수도 4만 9000여명으로 약 67배가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세종학당의 보다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하여 예산,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원 전문성 강화 등 적극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영어와 중국어 등 세계문화와 질서를 주도하는 공용어도 배워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본이 되는 모국어 능력을 신장시켜야 하는바, 우리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전략과 적극적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며 유네스코에서 각국의 언어분야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정보화시대의 한국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21세기 변화는 과학기술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디지털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새로운 미디어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모든 사물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사람과 사물, 사람과 로봇이 한 데 어울려 소통하는 시대가 될 것인바 이러한 미래기술에 한국어와 한글은 매우 효율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선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한글 문자인식, 한국어 음성인식, 한글의 표기와 번역기술의 개발 등 정보화시대의 한글 전략이 필요하고, 스마트폰 기반의 의사소통 체계에 최적화된 정보화 작업들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한글의 산업화 전략도 필요합니다. 한글은 창제원리와 구성 자체가 가장 체계적인 질서를 가진 글자로서 그 과학성과 우수성이 인정받고 있고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형태는 창제할 때 발성기관의 모양을 참조하였기 때문에 문자와 구성과 체계가 디자인화 되는데 상당히 과학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바, 이렇게 과학적인 원리는 한글을 디자인산업과 연결 짓는 데도 매우 큰 장점을 발휘할 수 있으며,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한글폰트를 개발하거나 패션 분야에서 한글 디자인을 활용하고, 현재 한류의 확산에 따른 한국어 수요에 대한 적극적 공급전략을 추진하고  K-POP 등 한류 수출과 더불어 한글이나 한국문화 등의 다양한 콘텐츠 보급 및 수출이 동반되도록 노력해 나가야겠습니다.

세종대왕의 국민 사랑하는 배려와 섬김의 정신과 일제의 우리 얼과 한글말살정책에도 꿋꿋이 지켜내신 선열들을 기리면서, 우리 고유의 얼이 담겨 있는 한글, 아름답게 사용하고 잘 보존.발전시켜 나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