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공화국
상태바
유튜브 공화국
  • 임기헌
  • 승인 2020.12.15 1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극적인 컨텐츠들로 얼룩져 규제 고민해야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가 작은 박스(YouTube)에 갇히고야 말았다. 정치권, 일상생활권, 공무원집단, 교사집단, 자영업 등등 생활 곳곳에 스며들지 않은곳이 없을 지경이다. 금번 조두순 출소 광경을 보며 유튜버 집단은 우리 사회가 제어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이르러 버린게 아닌가 싶어진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처럼, 조두순을 벌하려다 모여든 유튜버들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터전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생겼다. 인면수심을 뒤로한 그들은 누가 더 자극적인 영상을 찍을지 골머리를 한채 공권력조차 바보로 만들며 조회수 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뿐만 아니다. 좌우이념을 극과 극으로 갈라 서로 구독자를 모집해 방송 컨텐츠를 늘여놓는다. 확증편향의 좋은 예다. 해당 유튜버든 구독자든 보고 싶은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것이다. 고독한 백수의 삶, 혹은 비혼, 건달의 세계, 그리고 퇴사 후의 삶들도 수없이 등장한다. 그들은 그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통의 사람들은 10여분 동안의 그 짧은 영상을 통해 위안을 삼곤 한다. 보통의 우리가 생각하고 살았던 삶에 위반되는 백수, 비혼, 퇴사, 이혼 등등이 합리화 되는 순간이다. 

별다른 노력도 필요없어 보인다. 감성팔이에 능수능란 하거나 라면 한박스 정도는 우습게 먹어치우면 구독자 10만명은 따놓은 당상이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처럼 그렇게 유튜브에는 구독자수로 계급이 매겨진다. 100만명이 훌쩍 넘어간다면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정통언론에도 언급이 되며, 기업 광고도 수두룩하게 들어오곤 한다.

노심초사 초등학교때부터 골머리를 앓아가며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꿈에 그리던 대기업에 입사했더니, '처묵처묵' 하는 먹방 유튜버들 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자아도 갖춰지지 않은 유아들을 방송에 등장시켜 장난감을 가지고 소꼽놀이를 하게 만든뒤 100억짜리 빌딩을 올리기도 한다. 이쯤되니 일부 부모들은 너도나도 어릴적부터 아이 위를 늘리려 음식물을 마구 집어넣는 연습을 시키려는건 아닌가도 싶다.

인류는 어렵사리 4차 혁명을 이뤘고, 다음 혁명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5차 혁명을 대신해 주고 있는것만 같다. 교육, 가족, 이성, 자아 등등 인류애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든것을 유튜브를 통해 대신 성취하는 것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정부 뿐만이 아닌 그 누구도 규제를 하려 들지도 않는다.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목도하고 있다. 세상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티끌만큼의 무언가도 할수 없는 내 처지가 제일 한심해 보인다. 누굴 욕 할거도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