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의 다국어 가정통신문 번역지원
상태바
서울시교육청의 다국어 가정통신문 번역지원
  • 윤향옥
  • 승인 2021.09.13 1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컬이야기 2

한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배운 언어를 모어라고 하며 사전적 의미는 자라면서 배운 바탕이 되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머니에게서 말을 배우므로 어머니의 언어(Mother Tongue) 라는 뜻도 포함되어있다.

모어(母語)가 곧 제1언어(영어: First Language)가 되는 것만은 아니나 태어나서 처음 습득한 언어로서 인간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구실을 하기에 유네스코는 매년 221일을 국제 모국어의 날로 선언한 바 있다.

 

전체 인구의 4.9%인 우리나라의 이주민이 한국어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선주민인 우리들 역시 그들과 언어소통의 부족함을 느끼며 공존하고 있다. 외국과의 정치 경제 등 교류활동에서 상황에 처한 언어권의 소통 능력에 가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외국어 역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세계화의 요건이다.

우리나라의 제1외국어인 영어 외의 중국어, 일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몽골어, 아랍어 등의 언어는 이주민이 늘어남과 함께 빈번한 국제교류활동으로 확장해가는 나라의 언어들이다. 개인과 국가의 발전에 기여할 소중한 자원이면서 유입기간이 짧고 교육자료 개발이 미흡하여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언어들이다.

그런데 다문화인구 중에 개인의 성장 과정에 익힌 소중한 언어들이 한국인으로의 정착과정에 잊혀져가고 있다. 경험의 예로써 이집트에서 열 살에 한국으로 이주한 학생의 한국어 습득과 아랍어의 망각은 비례하고 있음을 보았다. 학생은 한국어 익히기가 어렵고 벅찬데 나의 아랍어는 아무에게도 쓰이지 않으니 집안에서 조차도 아랍어를 쓰기 싫다고 한다. 아랍어는 입안으로 삼키고 머리로 지워나가는 언어가 되고 있다. 어머니는 아랍어를 가르칠 자신도 없고 내 자식이 아랍어보다 한국어를 잘해서 잘 적응하기만을 희망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9월부터 서울시교육청은 다문화가정의 학부모와 학생을 위하여 그들의 모어로 번역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캄보디아어, 아랍어, 필리핀어 등이다. 이는 학교와 가정의 세세한 연락이 가능하며 모국어로 누구의 도움없이 교육정보와 학교의 전달 사항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학교의 공통적인 전달 내용 외에도 자녀의 교육 상담내용이나 심리 정서 상태, 학력, 교우관계 등을 모어로 받아보며 자녀를 양육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업은 오직 다문화 가족의 속 시원한 소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같은 교실의 한국인 학생이 몽골어를, 러시아어를 눈으로 보고 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외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으며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의 다문화감수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다문화학생은 내 모어에 대한 자긍심과 언어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진 모어를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진로와 사회적 역할에 매우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다문화인구는 곧 대한민국 국민의 일부이다. 다문화학생은 인구절벽의 한국 사회에 소중한 우리의 미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자원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국가의 인재양성이며 교육의 목표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다국어가정통신문 지원사업의 영향력은 당당한 한국인으로의 성장지원과 국가의 언어 자산을 키워나가는 과정임을 확신한다.

-칼럼니스트, 서울글로컬교육연구원장 윤향옥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