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나를 가꾸어 가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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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나를 가꾸어 가는 사람은?
  • 이가원
  • 승인 2019.11.05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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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의 오왕이 양자강에서 뱃놀이를 하다가 미후산에 올라갔다.

거긴 원숭이들이 아주 많이 살고 있었다.

원숭이들은 오왕을 보자마자 후다닥 도망쳣다.

그런데 한 마리가 도망치기는 커녕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장난을 쳤다.

닥치는 대로 던지고 끽끽거리며 오왕을 놀리면서 말이다.

오왕은 화가 나서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봐라, 모두 한꺼번에 활을 쏘아라!"

잘난 척하든 원숭이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 때 오왕이 옆에 있던 안불의에게 말했다.

이 원숭이는 자기 재주만 믿고 까불다가 이렇게 죽고 말았네.

사람도 마찬가지야.

아무리 잘났어도 교만하게 굴면 언젠가는 이런 꼴이 되고 말 거야.

사실 안불의는 오만방자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오왕이 자신을 빗대어 한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로 안 불의는 귀족 신분과 사치로운 생활을 모두 내던지고 겸손하게 생활했다.

 

 

우리 주변에는 잘난 체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미후산의 원숭이처럼 잘난 체하며 뽑내고 건방지게 구는 것을 '교만'이라고 하고

자신을 낮추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높이는 욕심없는 마음 상태를 겸손이라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이 사회에서도 자신을 낮추고 남을 존중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겸손한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조금이라도 잘하는 것이 있으면 우쭐해지고

자랑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인사들이 교만한 행동을 보였다가 사회적 질타를 받아

자기 자신도 추락하고 그 속한 조직이나 단체까지 타격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는 것도

이러한 마음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의 두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교만한 사람이고

또 하나는 아부하는 비굴한 사람이다.

아부를 잘하는 사람은 주로 자기보다 힘 있는 사람, 혹은 돈이 많은 사람 곁에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늘어놓거나 비굴하게 굴기도 하면서

남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맞추는 행위이다.

겸손한 사람도 남을 자주 칭찬하지만 거기엔 진실이 담겨 있고

아부하는 사람의 칭찬에는 거짓이 담겨 있다.

그래서 칭찬을 들을 땐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 그게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

기분이 몹시 나빠진다.

아부하는 사람이 자신를 낮추는 것은 오로지 자기를 위한 것으로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낮추는 척할 뿐이다.

아부는 낮은 사람이 높은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부를 잘하는 사람은 나중에 높은 자리에라도 앉게 되면

자기보다 낮은 자리의 사람을 업신여기기도 한다.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겸손이 사람의 마음을 이끈다.

교만한 사람은 아무리 뽑내고 자랑해도 가진 것들을 점점 잃게 되지만

겸손한 사람은 늘 꾸준히 발전해 갈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나 자신을 가꿔 가는 사람

자기 입장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는 겸손한 사람이 여러분과 내가 된다면 세상은 좀 더 따뜻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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